일상 생활에서 많이 하는 말 중 ‘당 떨어진다’는 표현이 있죠. 그런데 이런 느낌이 어쩌다 한번씩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너무 자주 반복되고, 식사 후 디저트까지 먹어야 비로소 살 것 같다면? 나의 식습관이 너무 당에 치우쳐저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어요. 당 중독의 원인, 증상, 극복 방법까지 한번 알아볼까요?
당분은 입안의 단맛 수용기를 활성화해 궁극적으로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화학 물질을 내보냅니다. 도파민은 신경 전달 물질로, 뇌신경 간에 정보를 옮기는 화학 물질입니다. 이 과정에서 보상 혹은 쾌락에 해당하는 자극에 노출되면 뇌는 도파민을 내뿜어 반응합니다. 따라서 당을 먹어서 분비되는 일시적인 도파민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도파민에 의한 쾌락을 찾게 되는 중독 현상을 유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자극에 익숙해지면 계속해서 단맛이 나는 탄수화물 등을 원하게 되고, 섭취하지 않을 때는 이유 없는 피로감, 짜증, 우울, 신경 예민과 무기력증이 생기게 되기도 합니다.
당 중독은 현대인들에게 비교적 쉽게 발생합니다. 아래의 10가지 항목 중 4~6개 항목에 해당하면 ‘위험’수준으로 주의할 필요가 있고, 7개 이상이 해당한다면 당 중독 단계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아침 먹은 날 오히려 배고프다.
단맛 나는 후식을 즐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고 싶다.
식사 후 졸립고 나른하다.
주 3회 이상 밀가루 음식을 먹는다.
잡곡밥보다는 흰쌀밥이 좋다.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난다.
가족 중에 비만인 사람이 있다.
습관적으로 야식을 먹는다.
배불리 먹어도 금방 배고프다.
이처럼 끊임없이 찾게 되는 당 중독. 당 중독 증세를 보여 설탕을 과다 섭취하게 되면,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한편 감정적으로도 우울감 등에 빠지기 쉽습니다.
설탕 및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또한, 당을 과하게 섭취하면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남은 당은 간이나 근육에 잉여지방의 형태로 저장되는데요. 이런 지방이 쌓이면 대사증후군은 물론 협심증, 뇌졸증과 같은 심혈관 질환 발병 확률을 높입니다.
설탕의 과다 섭취는 체내 염증 작용을 촉진해 각종 만성질환과 암을 유발하고, 심지어 암의 성장 속도를 가속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높은 과당 섭취는 체내 세포 대사가 조정돼 면역체계에 손상을 가져오고 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당을 많이 먹은 후, 잠깐의 행복 뒤로 더욱 우울감에 빠진 경험이 있나요? 과도한 설탕 섭취는 기분과 행동을 좌우하는 신경전달물질을 교란시켜 감정 기복을 심하게 만듭니다. 또한, 설탕을 많이 섭취해 당이 급격하게 올라갈수록, 몸에 흡수가 빨라 당이 떨어질 때 역시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는데요. [1] 이는 쾌락 자극의 높낮이 차이를 극대화해 심한 감정 기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이어트 중이라면 과한 당 섭취 이후 다이어트에 실패했다고 생각되는 자책감 또한 부정적인 감정 기복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당 중독이 의심된다면, 당 중독을 극복하는 작은 습관들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생활 속에서 개선하는 방법을 권장합니다. 내일부터 당장 실행할 수 있는 6가지 대표적인 당 중독 극복 방법을 소개합니다.
평소 무심코 먹는 가공식품들이 지나친 당을 함유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봐야 합니다. 특히, 다이어트 중 먹는 샐러드에 곁들이는 드레싱 등에는 높은 수치의 당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인식하고, 드레싱 대신 적당량의 소금과 후추 등의 향신료로 대체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밀가루를 평소에 즐겨 먹는다면 당 중독에 노출될 위험이 큽니다. 밀가루나 흰쌀 등의 정제 탄수화물은 높은 당 수치를 보입니다. 액상과당은 더 위험한데요.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단 음료들에는 높은 수치의 당이 포함되어 있어, 습관적으로 마실 경우 중독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마시는 것은 저작작용으로 인한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므로 가급적이면 물이나 과당이 없는 차 등을 음료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과일 중에서도 망고, 수박 등의 열대과일류는 당분 함량이 높아 다이어트 중에 권장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새콤한 맛을 내는 시트러스류의 과일은 천연 당분뿐만 아니라 각종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 성분, 식이섬유, 수분 등을 함께 섭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첨가당을 먹는 것보다 훨씬 건강에 이롭습니다. 또한, 신맛은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적당한 당을 섭취하면서도 당 중독으로 이어지는 굴레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 당 중독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과일들
레몬, 라임, 자몽, 오렌지, 감귤, 키위
첨가당 대신 천연의 단맛을 찾는 습관도 중요합니다. 가령 탄산음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탄산음료 대신 탄산수에 허브 등을 첨가해 마시면 당을 먹고싶은 욕구를 달래는 데 도움이 되겠죠? 한 가지 꿀팁은, 건과일칩을 물어 넣어 마시면 단 맛은 나지 않지만 향은 과일 향을 낼 수 있어요!
또한, 갑자기 설탕을 끊으려고 하면 금단현상으로 역효과를 낳을 수 있어, 당을 대체할 식품을 구비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팬케이크를 좋아한다면 설탕 대신 아가베 시럽을 첨가해 먹는 것이죠.
아무것도 첨가되지 않은 물은 당을 함유하고 있지 않아, 언제든 마음껏 마실 수 있습니다. 또한, 물은 체내 노폐물의 배출을 유도하는 작용을 하기도 하죠. 만약 생수를 많이 마시기 힘들다면, 식욕 억제에 도움을 주고 풍부한 비타민을 함유한 레몬이나 라임을 한 조각 띄워 청량하게 마시는 것도 당 중독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제 때 식사하는 것은 포만감을 유지하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다이어트 등을 이유로 굶거나, 극심한 공복을 느껴 혈당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상태가 되면, 우리 몸은 다음 식사에서 자연스럽게 당 수치가 높고 자극적인 음식들을 찾게 됩니다. 따라서, 식사를 거르지 않고 하되, 당을 천천히 올리는 GI 지수가 낮은 현미밥 등을 식단에 포함시켜보세요.
당 중독은 스트레스와도 연관성이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내에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증가합니다. 코르티솔 호르몬이 혈중에서 계속 높은 농도로 유지되면, 우리 몸은 이를 위기 상황으로 인지하고 혈당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탄수화물을 더 달라고 식욕을 자극합니다. 이런 감정적인 원인이 당 중독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스트레스를 적시에 해소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사막 속 오아시스 같은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있나요? 혹시 바쁜 일상 속에서 놏히고 있었다면, 이번 주말에는 나를 위한 시간을 잠시 내어보는 건 어떨까요?
출처
[1]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탄수화물 중독 자가진단
[2]Ker, CR., Wu, CH., Lee, CH. et al. Increased sugar-sweetened beverage use tendency in pregnancy positively associates with peripartum Edinburgh postpartum depression scores. Sci Rep 11, 15324 (2021). https://doi.org/10.1038/s41598-021-94790-5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1-94790-5#citeas